미 이민 정책의 실패와 불경기

이민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이민자 그룹에만 해당되는 정책 문제가 아니다.  또한 이민자들의 투표를 얻기 위한 민주당의 전유 이슈도 아니다.  이민 정책은  국가의 밝은 앞날을 위해 통찰력을 갖고 앞서 준비해 나가야 할 문제 중에 하나이다.  

사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뽑는 미국 불경기의 주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이민 정책의 실패이다.  한때 미국의 경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던 전 미 연방 은행의 의장 Alan Greenspan까지도 지혜로운 이민 정책이 앞으로 미국 경제 회복과  발전에 쟁점이 될 것이라는 발표를 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 이민 정책은 극과 극의 관점에서 논의되어 왔다.  이민을 지지하는 편에서는 주로 가족의 화합과 난민을 돕자는 의견을  내세우며, 이민 정책을 국제  적인 형태의 사회 복지 정책 정도로 생각해 왔다.  이 땅의 불쌍한 이민자와 난민을  돕자는 식의  이민 정책은 물론 좋은 의미에서 생겨났지만 마치 이민자들이 현지인에게 빚진 자 들이라는 거부감과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돕는 정책에 치우쳐 취업 이민과 투자 이민 등이 갖는 다른 경제적 특성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그동안 미국의 이민 정책은 부분  땜질에 그치는 졸렬한 수준이었을 뿐 미국의 미래를 내다 보는 전반적인 계획안이 되지 못했었다.

또 다른 한 편, 이민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보통 국수주의자들로부터 시작되곤 했는데, 대부분 저렴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미국  노동자의 평균 소득을 낮추고 있다, 외국인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어가고 있다, 또 외국인이 미국 사회 복지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는  등의 군중을 부추기는 유의 그럴 듯 하지만 이민자들의 공헌은 무시해 버린 현실을 왜곡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처럼 이민 지지자의 관심 밖에서 이민 반대자에게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당하는 사이에 미국의 취업이민과 투자이민 정책은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미국 고용주에게도, 또 국가 전체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 혼란스러운 상태에 빠져 있다.  

물론, 세계 최강대국으로서 미국은 세계의 문제를 적절한 때 적절하게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  난민을 받아들이고 원조 물자를  보내는 일은 특별히 다른 주권 국가에 큰 방해가 되지 않으며 어려운 이들을 돕는 방법 중에 하나이겠다.  이런 일들을 계획하고  실천할 때 언제나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 모두 이 경제의 틀에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경제 없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 되어 있다.  선한 의지와 선행은 경제의 실상에서 차단된 체로 지속되기 어렵다.  이런  의미에서 이민 지지자들은 과연 어떻게 우리 모두가 혜택을 얻는 이민 정책을 개발하고 실천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민의 흐름을 끊어 경쟁을 막으려는 노력은 성공할 수 없을 뿐더러 누구의 이해도 결코 보호하지 않는다 .

가까운 예를 한 번 들어 보자.  호경기시 잠잠했던 불평, 즉 외국인이 미국인을 일터를 뺏고 있다는 주장이 닷컴 거품이 터지며  드세게 일어났었다.  회사들이 H-1B 외국인 직원을 아직도 고용하면서 정작 미국인 직원을 해고 한다는 불평이었다.  외국인  고용에 대한 노동청의 개입이 심해지고 비자 신분 시청시 제출해야 하는 부수적인 비용이 늘어나면서, 실제 미국내 외국인 고용은 훨씬  더 어려워 졌다.  또 노동청과 이민국이 충분한 수속기간을 끌며 취업 이민 신청서를 괴롭힌 결과 많은 외국인 고용인들이 이민  신청을 접고 본국으로 돌아 가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그 결과 미국인 고용인의 취업 시장은 훨씬 더 넓어졌는가?  본국으로 돌아간 외국인 고용인들이 미국에서 터득한 지식과 형성한  조직망을 이용해 미국 회사가 필요로 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많은 미국 회사가 불경기를 이기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해외 공급에 의존하게 되었다.  경제를 일으키고 고용을 창출하려면 경쟁을 막고자 더 큰 바리케이드를 쌓을 것을 로비할 것이 아니라  원활한 이민정책을 요구해 더 많은 지식인과 기술을 미국에 도입해야 한다.  

또 다른 예를 보자.  국수주의자들의 주장중에 하나는 지나 친 이민이 미국의 문화적 전통적 또 역사적 모습을 바꾼다는 것인데 그  표현을 꿰뚤어 해석하자면 서유럽계 백인이외의 인종이나 문화권 출신은 미국의 미래에 걸맞지 않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 또한  이성적으로 옳지 않은 주장이다.  나라가 발전할 수록 그 미래를 지탱하기 위해 현명한 이민 정책이 필요하다.  잘사는 나라의  특징이 확장하는 노년층과 줄어드는 출산률이다.  특별히 노년층의 투표율이 높기 때문에, 어떤 정권도 노년층을 위한 사회 복지  제도를 삭감하기 어렵다.  결국 미국인은 예전보다 훨씬 더 길게 더 힘들게 일해야만 사회 전체를 지탱할 수 있다.  가장 극심한  예중의 하나가 바로 일본이다.  일본의 지속되는 불경기에 대해 많은 이유가 지금까지 떠올랐지만 다 과거부터 지속되었던 문제들이기  때문에 불경기의 장기화를 설명하기 어려웠다.  최근 들어 불경기 장기화의 가장 유력한 이유로 떠오르는 문제가 바로 20대 30대의  수축현상이다.  생산율과 소비율이 제일 높아야 할 이들의 수가 줄었을 뿐 아니라 미혼으로 남아 부모님과 살며 소비마저 저조하니  ‘기생충 미혼’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는 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  지구촌이라는 어휘답게 밀접한 국제 사회에서 자연적인 경쟁이나 인구의 흐름을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순간적인 보호정책 대신 장기적인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정책, 미래를 준비하는 이민 정책이 마련되어져야 한다.

특별히 지금처럼 특정 고용주와 연결된 취업 이민 과정은 고용주에게 큰 부담이며 외국인 고용인에게는 커리어 개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비현실 적이며 비생산적인 노동허가 과정을 고용주에게 짐 지우는 대신 개인의 능력과 사회의 필요를 반영하는  보다 객관적이며 신속한 과정을 개발하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이민은 아직 제대로 이용되고 있지 않은 자원이다.  이제는 제대로 된 이민 정책을 세워 생산성을 높이고, 고용을 창출하고, 사회와 나라의 발전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적절히 쓰여질 때가 되었다고 본다.

Siyuan Chang